팽성을
청소년 역사교육의 장소로
시민 휴식처와 미군을 위한
한국 전통문화 체험의 장소로
주목해야 한다

 

▲ 이광섭
평택시문화관광해설사

팽성은 옛 평택현의 중심지로 완만한 구릉과 안성천변의 너른 벌판이 펼쳐진 곳이다. 온화한 기후와 기름진 땅이 있어 사람 살기 좋다. 팽성은 역사적으로 삼국시대에는 백제의 땅으로 ‘하팔현’이라 불렸다. 통일신라시대에 행정 개편이 있었고 고려시대에 ‘평택’이라는 지명이 처음으로 나타난다. 팽성은 조선시대에는 한때 충청도에 편입되기도 하였으나, 조선 후기에 행정조직 개편으로 진위현과 평택현이 합쳐 진위현이 되었다가 평택군이 된다.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과 현 평택역이 세워지기 전까지만 해도 팽성읍 객사리는 옛 평택현의 본거지였다. 지금도 객사와 관아 터 그리고 향교가 팽성읍 객사리에 있다. 그 밖에 팽성의 유적지로는 객사리 부용산, 망한사(자비사), 팽성읍농성, 본정리 홍학사비각, 포의동서원, 계양 하양청 터, 추팔리 화천역, 등이 있으며, 다른 어느 읍·면 지역보다 문화유적지가 많다고 볼 수 있다.

1950년 한국전쟁 중 미군기지 건설로 시작된 주한미군과 팽성의 인연은 역사의 그늘이자 새로운 기회로 한국 현대사의 중심에 있는 곳이다. 팽성읍 남산리 미군 CPX 훈련장 소나무 숲속에는 일본군이 건설한 지하벙커가 있다. 일제강점기 근로보국대를 동원해 건설한 것으로 근현대 문화재 등록을 앞두고 있다. 또, 대한제국 마지막 평택군수를 지낸 오횡묵吳宖默은 5년간 재임하면서 겪었던 정무일기 ‘평택쇄언’을 남겼다. 이는 당시 팽성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의 모습을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사료다.

이처럼 팽성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아우르는 읍·면 단위 지역으로서는 전국 제일의 문화유적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군기지와 안정리라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곳이다. 한마디로 팽성 전체가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그러나 그동안 이러한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인구 100만의 특례시를 바라보는 평택시는 역사와 문화유산의 이해를 통한 정체성과 자긍심을 넘어 미래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을 가져야 할 때다. 평택의 뿌리를 재조명하고 향토사적으로 가치 있는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자산을 계승하고 미래적 가치로 발전시켜 새롭게 도약하는 평택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 11월 3일 팽성읍행정복지센터에서 평택시협치회의 공론화실무위원회와 팽성역사문화특구시민연대가 진행한 공론의 장은 팽성의 중요 역사문화유산을 알리고 전통을 이어가며 지역의 정체성 확립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 공론화 결과 ‘팽성(평택현)의 역사문화 마을 만들기’를 위해 조례 제정과 체계적인 인프라를 구축이 필요하며, 이곳을 평택 역사 교육의 장으로 만들고, 지역 발전을 위한 관광 자원화를 추진하자는 것으로 의견이 정리됐다.

앞으로 팽성을 청소년 역사교육의 장소로, 시민들의 휴식처와 평생교육의 장은 물론, 주한미군들을 위한 한국 전통문화 체험의 장소로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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