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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 기자가 만난 평택사람 : 김용한 /댕구리협동조합 사무국장

기사승인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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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으로 협동조합 성장 도울 터”

 

오랜 기간 미군기지 반대 투쟁
협동조합 코디네이터로 제2의 삶

 

   
 

“교육을 전개해 국내에도 유럽 못지않은 협동조합이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청소년기, 인생의 전환점
김용한(65세) 댕구리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어린 시절 또래와 비교해 늘 뒤처지던 소심한 성격의 소년이었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 당시 발생한 한 사건을 계기로 그의 성격은 확 바뀌게 됐다.
“한번은 반 전체 아이들과 운동장에서 체벌을 받았는데, 초겨울에 팬티만 입고 다른 학생들의 구경거리가 되니 굉장히 치욕적이었습니다. 반장이었던 제가 주도해 반 아이들 모두와 학교를 빠져나왔고,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에도 학교에 가지 않았죠”
이 사건은 내성적이었던 그의 성격이 많이 바뀌게 된 인생의 전환점과도 같았다.
“이후 제가 정의롭고, 리더십까지 있다는 소문이 친구들 사이에 돌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3학년 때는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당히 당선되기도 했죠”
한 차례 부침을 겪고도 성적이 훌륭했던 그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문고교에 진학하기 위해 시험을 치렀지만 결국 낙방했고, 돈을 벌기 위해 상경해 공장에서 일했다.
“열심히 일하던 어느 날 무장공비가 주변 공장을 폭파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구경하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실미도 사건이었죠. 그곳에서 교복을 입고 대피하는 학생 무리를 봤는데, 문득 학교에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안성군 공도읍 본가로 내려온 김용한 사무국장은 평택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는 목표였던 서울대학교 법학과 진학을 포기했지만,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치른 육군사관학교 시험에 합격했다.
“신체검사까지 모두 다 합격했는데, 마지막 신원조회에서 작은아버지가 한국전쟁 당시 행방불명 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탈락했습니다. 결국 이를 안타깝게 여긴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공주사범대학 독일어교육과에 진학했죠”

주한미군 투쟁에 앞장서다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김용한 사무국장은 고교 시절 꿈에 그리던 서울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인근 사립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병행하기도 한 그는 군대에 다녀온 뒤에는 박사 과정과 함께 시간강사 생활을 시작했다.
“1990년 평택에서 박사 논문을 준비할 당시 한겨레신문에 주한미군 평택 이전이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왔죠.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 고교 동창 윤현수와 그 후배 이은우 등 일곱 명이 모여 그해 5월 22일 용산기지 평택 이전을 반대라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김용한 사무국장은 PD수첩 촬영 도중 일어난 해프닝으로 평택경찰서에 연행되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에 송출되기도 했다. 다행히 1993년 미군기지 평택 이전을 보류한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면서 투쟁은 중단됐다.
“이후 1995년 박사 학위를 취득했는데, 이때도 미군기지 관련 활동을 지속했습니다. 1999년에는 문정현 신부와 인연이 닿아 ‘불평등한소파개정국민행동’의 집행위원장을 맡기도 했죠. 2000년 화성시 매향리에서 오폭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투쟁하는 과정에서 구속돼 법정에 서기도 했습니다”
김용한 사무국장은 이후 법정 진술에서 매향리 폭격장이 ‘록히드 마틴’에 의해 운영된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협동조합과 함께
에바다 투쟁 당시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정당 활동을 시작한 김용한 사무국장은 평택시장, 국회의원 등 각종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대추리 투쟁 당시에도 함께 했던 그는 2012년 모든 정당 활동을 그만뒀다.
“정당에서 나와 2018년까지는 성공회대 외래교수 활동에 집중했습니다. 2001년부터 오랜 기간 ‘역사 속의 한국과 미국’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죠”
그는 지난 2014년 처음 협동조합에 대해 알게 됐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과 ‘함께 가는 둥근 세상 댕구리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사회복지법인 에바다복지회 이사를 지내며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민을 지켜봐 왔는데, 협동조합을 통해 그 대안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설립했고, 저는 사무국장으로서 조합 실무를 책임지고 있죠”
협동조합 코디네이터 자격을 취득하기도 한 김용한 사무국장은 현재 여러 협동조합 코디네이터, 농어촌 퍼실리테이터와 함께 ‘영농조합법인’이나 ‘마을기업’을 교육하고 양성하기 위한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을 준비 중이다.
취미 삼아 집 옆의 작은 공간에서 양봉을 시작한 김용한 사무국장은 개인적으로 양봉 관련 협동조합 설립을 꿈꾸기도 한다. 그는 앞으로도 협동조합 관련 교육을 계속해 더욱 건강한 국내 협동조합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그의 노력으로 먼 훗날 국내에도 스페인의 ‘몬드라곤’과 같은 우수한 협동조합이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허훈 기자 ptsisa_hoon@daum.net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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