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두정1리 만들기 앞장”

 

20년간 두정1리 이장 맡아와
2014년 농림부 마을사업 쾌거

 

 

“팽성읍 두정1리 주민들이 좋은 환경에서 삶의 질을 높였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삶의 전환점
이범희(62세) 평택시 팽성읍 두정1리 이장은 대를 이어 ‘큰농고지’에 살며 마을을 지키고 있다. 마을의 옛 이름인 큰농고지는 예로부터 시골마을 중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동네였다.
그는 농사일을 하던 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마을에서 다양한 일을 도맡아 했다. 학창 시절 4-H회 활동은 물론, 고교 졸업 후 입대하기 전까지는 마을 공동작업반을 이끌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마을 주민이 서로 일손을 돕는 공동작업반이 있었습니다. 일종의 품앗이와 같은 것이죠. 100명이 넘는 주민이 모여 모내기, 벼 베기 등의 서로의 일손을 도왔는데, 당시 마을 어르신의 부탁으로 2년 정도 이 작업반을 이끌었습니다”
이범희 이장은 군 전역 후 농협 입사시험을 치러 당당히 합격했다. 1년간 의정부에서 근무한 그는 이후 평택으로 내려와 팽성농협에서 15년간 근무했다.
“팽성농협에서는 오랜 기간 총무파트를 담당했습니다. 동시에 농사를 지었는데, 굉장히 힘들었지만, 적성이 맞았기에 가능했죠. 농사일은 주로 주말이나 휴가를 활용했습니다”
쉴 새 없이 무리한 탓일까. 어느 날 그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1998년부터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쓰러져 의식이 없는 채로 병원에 실려 가기도 하고, 중환자실에 입원하기도 했죠. 여러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서울아산병원에서 뇌혈관질환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진단을 내린 의사는 이범희 이장에게 직장을 그만둘 것을 권유했다. 돈이 있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안타까웠지만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다행히도 10년간 약물치료를 진행해 수술 없이 완치할 수 있었어요”

두정1리 이장
이범희 이장은 퇴직 후 아버지의 농사일을 도우며 치료를 계속했다. 한데 2002년 어느 날 연락을 받고 찾아간 식사자리에서 별안간 이장을 맡게 됐다.
그가 이장을 맡을 당시 모든 것이 열악한 상태였다. 특히, 마을 주변으로 미군기지 이전이 확정되면서 팽성읍의 많은 주민이 반대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2004년도에는 미군기지이전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아 직접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2006년도에는 팽성읍 주민대표 중 한 명으로 국방부 미군기지이전대책추진단과 협상을 했죠”
그는 반대도 반대지만, 무엇보다 주민의 살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기존에 있던 주한미군으로 인해 소음, 진동, 교통사고, 환경오염 등 큰 피해를 받았기에 이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평택지원특별법’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지역 국회의원과 이를 제정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죠”
결국 미군기지 이전 사업이 수용됐고, ‘평택지원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두정1리도 일부 숙원사업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살기 좋은 마을
이범희 이장은 무엇보다도 두정1리를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 애써왔다.
“2014년 즈음 인터넷 기사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관한 100억 원 규모의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을 알게 됐습니다. 이 사업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을총회에서 주민들의 동의를 구했고 200장이 넘는 서류를 정리해 신청했죠”
전국에서 단 한 곳만을 선정하는 사업이었기에 기대가 크진 않았지만, 그는 두정1리가 공모에 당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당시 농림부에서 현장 심사를 나왔는데, 제가 평택에 미군기지가 이전한 만큼 평택의 마을을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을숙원사업의 경우 ‘평택지원특별법’으로 인해 얻은 특별한 사업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다 이뤄지고 있는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죠”
기지를 발휘한 이범희 이장의 주장 덕분일까, 농림부는 전국에서 단 한 곳을 뽑는 해당 사업에 두정1리를 선정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담장 개량, 체육공원, 마을정자, 어울림문화센터 건립, 마을 둘레길 조성, 방범 CCTV 설치, 공동 LPG가스시설 도입 등 각종 사업이 추진됐습니다. 사업을 마치고 나니 이사를 오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이웃마을 사람들도 굉장히 부러워했죠”
그는 현재 무엇보다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종 강연이나 문화 프로그램을 여는 것은 물론, 향후에는 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을소득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두정1리의 캐치프레이즈는 ‘살기 좋은 마을, 오고 싶은 고향’이다. 이범희 이장의 노력으로 두정1리가 주민이 살기 좋은 마을, 출향인이 찾고 싶은 마을로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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