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위원회, 6월 19일 이선호 군 시민사회장 치러
노동계, “이선호 군 죽음 헛되지 않게 해야” 다짐
검찰, 동방 관계자 중 비정규직 지게차 기사만 구속


 

 

인력업체 소속으로 평택항 신컨테이너터미널에서 근무하던 중 사망한 이선호 군이 숨을 거둔지 59일째인 6월 19일 가족과 친구들의 품을 떠났다.

이선호 군 장례는 시민사회장으로 치러졌다. ‘고이선호님시민사회장장례위원회’는 6월 19일 이선호 군 빈소가 마련된 평택시 안중읍 금곡리 안중장례문화센터 옆 주차장에서 이선호 군 시민사회장을 진행했다.

야외에서 치러진 이날 장례에는 그동안 대책위원회 활동을 주도해온 정의당과 진보당 관계자를 비롯해 평택지역사회 각계각층이 참석했다.

먼저 여영국 정의당 대표, 심상정·배진교·강은미·장혜영 국회의원, 송치용 경기도의회 의원과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를 비롯한 양당 관계자와 정장선 평택시장, 유의동 국회의원, 이탄희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 등 노동계 인사와 이청희 민주노총 평택안성지부 의장, 임윤경 평택평화센터 대표를 비롯한 수많은 평택지역 시민사회 활동가도 참석해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한 이선호 군을 추모했다.

이날 추도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선호 군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 것이라 다짐하고 노력하고 싸워나갈 것”이라며, “이제는 차별도, 착취도, 재해도 없는 평안한 세상에서 이선호 군의 평안한 쉼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23살 청년이 또 우리 곁을 떠났다. 제2의, 제3의 김용균 만은 막자고 싸운 우리의 심장을 짓눌렀다”라며, “이선호 군 아버님의 잘못이 아니다. 안전장비 하나 없이 노동자를 사지로 몰아넣은 기업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업은 멀쩡하고 함께 일한 노동자만 처벌받는 구조다. 다단계 하청 구조를 만들어 사람보다 돈과 이윤을 더 숭배하는 천하고 천한 자본주의가 만든 비극”이라고 현재 한국의 노동 실태를 비판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도 “왜 진작 근로감독이 이뤄지지 않았는지, 왜 미리 사고를 방지하지 못했는지 너무나 원망스럽다”며, “노동자의 목숨 값이 돈 몇 푼으로 계산되는 세상, 노동자라는 존재가 일회용품처럼 쓰이는 세상을 바꾸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선호 군 산재사고 발생 당시 평택항 신컨테이너터미널에서 일하고 있었던 이선호 군 아버지 이재훈 씨는 이날 참석자들에게 절을 올리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재훈 씨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 그리고, 저를 걱정의 눈길로 보아주시고, 격려해준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린다”며, “제 아이가 비록 23년 살다 갔지만, 이 사회에, 어른들에게 많은 가르침과 숙제를 주고 떠나는 것 같아 참 대견한 생각이 든다. 잘못된 ‘중대재해처벌법’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잘못된 법령을 다시 고치는 초석이 된다면, 저는 제 아들을 이 땅에, 노동계에 기꺼이 받쳤다는 자부심으로 내 스스로를 위안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이날 유족과 고이선호님시민사회장장례위원회는 이번 사고의 원청업체인 포승읍 만호리 동방 평택지사 앞에서 노제를 진행한 뒤 청북읍 고렴리 서호추모공원에 이선호 군 유해를 안치했다.

이선호 군은 지난 4월 22일 오후 4시 10분경 평택항 수출입화물보관창고 앞 ‘FRC 개방형 컨테이너’에서 나무합판 조각을 줍던 중 300㎏ 무게의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졌다.

이후 사고 당시 컨테이너 관리가 부실했던 것은 물론, 현장에 신호수를 배치하지 않고 현장 작업자 보호구 또한 지급하지 않았던 것이 확인됨에 따라 원청업체의 미흡한 안전관리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더불어,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7일 원청업체인 동방과 하청업체인 우리인력의 계약 관계가 ‘불법 파견’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해 여러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월 15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동방 관계자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이후 경찰은 과실이 중한 관계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결국 비정규직 현장 노동자인 지게차 기사 A 모 씨만 구속됐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