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신생매립지,
“평택땅이라는 확고한 신념 있었어요”

 

문종호 과장·정하종 팀장·강요한 주무관 팀플레이 척척
논리 개발을 위해 경기도 문서고에서 수십 년 자료 발굴
경계 분쟁은 매듭, 당진시·아산시와 협력 관계 모색해야

 

지난 20여 년을 끌어왔던 ‘평택항 매립지 경계분쟁’이 지난 2월 4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최종 평택시 관할로 결정됐다. 이번 판결로 평택시는 평택항 신생매립지의 96%에 해당하는 2045만 6356㎡, 약 619만평을 관할하게 됐다. 2월 4일은 평택의 역사가 새롭게 쓰이는 순간이었고 시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이번 판결을 이끌어내기까지는 평택시는 물론이고 시민과 시민단체, 시·도의원, 국회의원 등 각계에서 마음을 하나로 모았기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그중에서도 다양한 행정 절차를 책임져야 했던 공직자들의 노고와 마음고생은 누구보다 컸을 것이다. 
<평택시사신문>은 행정적으로 책임을 맡았던 평택시 자치협력과 문종호 과장, 정하종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소회를 듣고 앞으로의 계획을 듣는 지면을 마련했다. 문종호 과장은 2019년 9월, 정하종 팀장은 2015년 7월, 강요한 주무관은 2018년 2월부터 평택항 경계분쟁 관련 업무를 맡아 왔다. - 편집자 주 -



 

▲ 평택항 경계분쟁에서 최종 승소를 이끌어낸 평택시 자치협력과 공무원 세 명이 지난 2월 23일 평택시청 현관 앞에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종호 자치협력과장(좌), 정하종 행정경계팀장(우), 강요한 행정경계팀 주무관(가운데).


Q 그동안 고생한 결과가 좋게 나와 기쁨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처음 자치협력과로 발령받았을 때는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이 아니었는데 당시의 생각을 들려 달라. 

문종호 자치협력과장 : 평택항 경계분쟁은 시민의 관심이 컸던 사안이었고, 만일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때는 평택시에 미치는 영향도 컸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감이 컸다. 당초 충청남도에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는 가능한 정치적인 판단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다행히 시민과 시민단체, 정치권이 자발적으로 발 벗고 나서주신 덕분에 우리로서는 큰 힘을 얻었다. 

정하종 행정경계팀장 : 2015년 5월 18일 당진시에서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후에 제가 이 업무를 맡게 됐다. 우선은 평택항 매립지가 우리 평택시 땅이라는 것이 당연했고,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최우선이었다. 헌법재판소에서도 한번 다뤘던 사안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심리적인 문제로 지금까지 맡아왔던 다른 업무에 비해 중압감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Q 시민사회나 언론에서는 충청남도에서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고 평택시는 왜 그렇게 대응하지 못하느냐고 질타하기도 했는데 평택시의 대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정하종 팀장 : 충청남도나 당진시에서는 언론플레이를 많이 했다. 우리는 언론플레이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맞장구를 치기 보다는 ‘지방자치법’ 개정 취지나 기준에 부합하도록 충실히 내실을 다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고 시장, 부시장, 소송대리인, 시민단체와 수시로 접촉하면서 대안을 모색했던 것이다. 그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Q 평택시는 논리개발에 있어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었나. 

문종호 과장 : 가장 중요한 것은 평택항 신생매립지가 평택시에 연접되어 있고 기반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는 것이었다. 해상경계상 관할은 당진시였지만 매립 이후 우리시를 통하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었다. 우리는 우리시에 부합되는 것을 찾았고 어민들이 생업활동을 했던 고증자료를 중점적으로 발굴했다. 

정하종 팀장 : 어민을 만나 진술을 확보하고, 평택항에 있는 기업체들을 찾아 설문조사도 했다. 그런 것들을 체계적으로 해나가면서 과연 당진시 관할이 되는 것이 국가편익 차원에서 타당한가를 증명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매립으로 인해 어민들이 피해를 입었던 것, 그로 인해 평택호관광단지 상권이 낙후된 것들을 현장조사 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현장검증을 통해 소송대리인과 협의했는데 그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어항 4곳 중 3곳이 사라졌고 그나마 권관항이 개발되고 있지만 상권은 죽어있다. 매립이 되다보니 우리 쪽 상권은 죽었는데 삽교호관광지와 비교된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Q 충청남도에서는 도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지원을 했다. 그런 면에서 평택시는 조금 외로운 싸움이 되었을 것 같다.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애환이 있었으면 이야기해 달라. 

문종호 과장 : 시민단체와 함께 경기도지사를 면담하고 경기도의회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기도의 관심을 촉구했다. 경기도에서 유일한 무역항이 평택항인 만큼 경기도에서도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주었다. 경기도의회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건의서를 제출했고 평택시의회에서도 그러했다. 경기도민회에서도 적극 나서주었고 경기도 31개 시·군에서도 지자체장과 시·군의회 의장 등이 함께 적극 나서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평택시의회도 여러 차례 성명 발표와 건의서 채택 등으로 힘을 보태줬다. 평택시는 평택항매립지를 두고 당진시, 아산시와 분쟁을 겪었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2015년에는 상생을 위한 타당성 용역까지 진행했다. 원만하게 경계를 조정하고 미래를 위해 상생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이다. 

정하종 팀장 : 지자체간 분쟁이기 때문에 어떤 시에서는 결과에 따라 많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 그런 면에서 중압감이 컸다. 국가가 결정한 사항이지만 모든 것이 100%인 것은 없다. 많이 고민했고, 자문도 많이 받았고, 타당성에 대해 고민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담당자 2명이 맡아 조금 벅차긴 했지만 옛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보완하고 추가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만족한다. 

Q 평택시에서 논리를 개발했던 과정에 대해 조금 자세히 설명한다면. 

정하종 팀장 : 평택항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인접 어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데 우리 평택시 어민들이 가장 많은 어장을 잃었다. 그걸 발굴하고 근거자료를 만드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1963년부터 고증자료를 찾기 위해 경기도 행정자료관 문서고에 가서 자료를 찾았고, 우리의 삶의 터전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백데이터로 어업 현황 실사지도 이미지를 만들었다. 분포도를 만들어 한눈에 들어오도록 했고 그 데이터를 행정안전부와 대법원에 제출했다. 이곳은 평택 어민들이 양식어업을 하던 곳이라는 것을 중점적으로 부각하고 그분들의 진술이나 역사성에 대해 심도 있게 발굴했다. 현재 기반시설 인프라가 평택시 쪽에서 제공되고 평택항 인프라에 투자한 것만 20년간 1조 2천억 원 정도, 향후에도 2조원 정도가 투자될 것이라는 것을 경기도와 지속적으로 발굴해 제출했다. 우리 평택시가 평택항에 기여한 사실을 최대한 발굴했던 것이 승리의 주안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Q 평택항을 수호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있다면 이야기해 달라. 

문종호 과장 : 평택항은 육지인 포승읍에서 시작된다. 평택항은 경기도의 유일한 국제무역항으로 우리시의 미래 먹거리가 달려 있으며 배후산업단지나 항만경제자유구역에서도 우리시의 발전 축이 그쪽으로 이동할 예정이어서 우리시를 이끌어갈 동력이 되는 곳이다. 우리나라는 무역국가인 만큼 평택항은 중요한 요충지이고 지역발전의 거점이다. 그만큼 중요한 곳이 평택항이다. 

정하종 팀장 : 이번 판결로 인해 경계분쟁과 관련된 내용은 종료됐지만 충청남도 당진시, 아산시와 상생 발전하는 방향은 장기적으로 협력해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평택항 명칭도 평택당진항인 만큼 우리시만의 것이 아니라 경기도, 충청도, 아산시, 당진시가 함께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Q 이번 판결이 나오기까지 고마운 분들에게 인사를 전한다면. 

문종호 과장 : 평택시가 승소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정장선 평택시장과 홍기원 국회의원, 유의동 국회의원, 경기도의회 의원, 평택시의회 의원 등 정치권과 평택항수호범경기도민대책위원회, 평택항수호범시민운동본부, 평택시발전협의회 등 관련 단체, 시민단체, 더불어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해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특히 평택항 지키기 1인 시위에 앞장서준 각급 단체, 읍·면·동민 한분 한분께도 감사드린다. 


 

▲ 대법원 대법관들의 평택항 현장검증을 준비하는 정하종 팀장과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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