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 좋은 먹거리 제공할 터”

 

8월 31일, 市로컬푸드재단 이사장 위촉
재단 안정화, 행복한 근로환경 조성 노력

 

 

“평택시민이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받고, 농업인이 좋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평택시로컬푸드재단 초대 이사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평택으로 귀농하다

서울 종로에서 나고 자란 김준규(61세) 평택시로컬푸드재단 이사장은 어린 시절 일찍이 아버지를 따라 교회에 다니며 목회의 꿈을 키웠다.

“할머님께서는 개화기부터 일찍이 기독교를 믿기 시작하셨고, 그 영향으로 아버지도 교회에 다니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당시 아버지를 따라 종로 궁정동 궁정교회에 다니며 자연스럽게 목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결국 40대의 늦은 나이에 목사의 꿈을 이뤄냈습니다”

김준규 이사장은 대학 진학 후 기독교학생회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학생운동을 전개했다. 당시 죽음의 문턱 앞에 섰을 때도 신앙을 통해 극복했다.

“대학교 2학년 시절 체육대회에서 부상을 입고 다리를 잘라내야 할 정도로 치유가 불가능한 병에 걸렸습니다. 병원에서도 나가라고 이야기했죠. 살려만 주시면 이타적인 삶을 살겠다고 기도했고,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신협에서 일하며 서른 살의 나이에 신학대학에 입학한 그는 돌연 휴학계를 내고 귀농을 결정한다.

“농촌 선교적인 관점으로 신협과 양곡협동조합, 기독교농민회 등 단체에서 농촌 관련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평택으로의 귀농을 결심했죠”

 

농민운동을 전개하다

김준규 이사장은 귀농을 결심하고 1990년 평택시 현덕면 도대리로 내려왔다.

“농민회 조직화 등 의욕을 가지고 평택으로 내려왔습니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7년간 도대리 이장을 맡기도 했는데 특히, 외지인으로서 매우 어린 나이에 이장을 지냈죠. 이장 활동을 하면서 농사일이나 농촌 활동과 관련해 상당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는 전국농민회총연맹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될 당시에는 수입개방 반대운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또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면서 농민·농촌 활동을 이어갔어요”

전국농민회총연맹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던 김준규 이사장은 당시 정치적 이슈가 크게 일면서 회의를 느꼈다.

“마흔의 나이에 전국농민회총연맹 활동을 모두 정리하고 신학대학원에 복학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농사는 계속 지었죠”

이후 그는 인도로 떠나 선교활동을 펼쳤고, 2004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목사고시에 합격하고 나서는 기독교타임즈에서 총무부장으로 6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이미 오랜 기간 요가를 배웠기에 인도에 가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또 선교 활동을 떠날 경우 더욱 빨리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었죠”

 

좋은 먹거리를 찾아서

김준규 이사장은 오랜 기간 채식을 해왔다. 채식을 하고,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스럽게 좋은 먹거리에 대해 고민했고, 오랜 시간 슬로푸드와 로컬푸드를 연구했다.

“2008년에는 새롭게 출범한 평택농업희망포럼의 초대 대표를 맡았습니다. 지역농업의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농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토론했어요. 그렇게 건강한 먹거리 환경을 조성하고 농민과 소비자의 상생을 위한 여러 의제를 지역에 공론화했습니다”

그는 2013년 경기도 포천의 한 교회에 담임목사를 맡게 됐다. 포천에 가서도 한동안 평택농업희망포럼 활동을 지속한 그는 얼마 후 대표직을 내려놓고 목회에만 몰두했다.

“이전 담임목사님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한동안 교회 운영을 도왔는데, 이를 인연으로 그 교회의 담임목사를 맡게 됐습니다. 1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교회였죠. 그렇게 6년간은 교회 일에만 집중했습니다”

2018년부터는 국산밀산업협회 상임이사로 활동을 이어온 김준규 이사장은 평택시로컬푸드재단이 출범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이사장직 공모에 도전했다.

“오랜 기간 슬로푸드, 로컬푸드 운동을 했기 때문에 이사장직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컬푸드재단이 초기에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제가 봉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지난 11월 23일 창립총회에서 임명장을 받은 김준규 이사장은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먹거리, 공정한 과정을 거쳐 재배한 좋은 먹거리를 지역에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또 그는 무엇보다 평택시로컬푸드재단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평생직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업무에 더욱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준규 이사장이 재단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올 12월 출범을 앞둔 평택시로컬푸드재단이 지역에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데 오래도록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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