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승지심 상위권에
단골로 드나드는 정치인은
국민들의 호된 회초리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 공재광 위원장
국민의힘 평택시갑
당협위원회

‘호승지심好勝之心’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이기는 것을 좋아하는 마음이다. 이는 날로 경쟁이 심화되는 사회관계 속에서 적당한 동기유발로 작용해 개인을 발전시키고, 조직을 융성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어떻게 될까?

‘호승지심’이 지나치면 오로지 상대방을 이기는 것에만 매몰될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이길 수 없음을 자각하면서도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지나치면 변칙과 반칙을 암중모색暗中摸索하게 되고 더 나아가서 편법과 불법을 자행하게 된다. 상대방을 파트너로 보지 못하고,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다는, 싸워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주적主敵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을 이겨야 하는 대표적인 분야는 스포츠다. 스포츠에 임하는 선수들의 발로發露야말로 곧 ‘호승지심’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호승지심’이 지나쳐 승리에 급급한 나머지 변칙과 반칙을, 편법과 불법을 일삼는다면 그 스포츠는 스포츠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되는 것은 물론, 해당 선수 역시 더 이상 팬들의 지지와 성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UFC’로 대표되는 격투기 선수들은 옥타곤이라고 불리는 8각의 링 안에서 상대방과 선혈이 낭자하게, 때로는 골절이 될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싸운다. 하지만 약속된 격전의 시간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승자와 패자가 링 가운데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다음을 기약한다. 스포츠에 있어서 ‘호승지심’은 정해진 시간과 공간 안에서 발현하는 것이다.

스포츠가 이럴진대, 우리네 정치는 어떨까? 필자가 보기에 다수의 정치인들은 ‘호승지심’이 지나치다 못해 과한 듯하다.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라면 시도 때도 없다. 저급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것에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국민들이 보고 있는 와중에도 삿대질과 육두문자를 번갈아 가며 상대방을 죽일 듯이 몰아친다. 약속된 시간이 끝나 서로를 격려하며 다음을 기약하는 동업자 정신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정치政治는 나라를 다스리거나 국가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 일체를 일컫는 말로 통용되고 있지만, 한자를 있는 그대로 풀어보면 ‘바르게 다스리다’, 즉 어지러운 상태를 바르게 보살펴 관리하고 다듬어 바로잡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보면 생각의 차이나 다툼, 그리고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호승지심’이 지나치다 못해 과한 나머지 오로지 상대방을 이기는 것에만 매몰되어 있는 작금의 정치인들에게 이러한 정치상을 기대하는 것은 필자의 ‘호기지심好覬之心’이 지나친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부터라도 ‘호승지심’이 지나쳐 상대방을 이기는 것에만 매몰되어 있는 정치인들을 뽑아 ‘호승지심’ 순위를 매기자. 상대방을 이기려고 저급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거나 삿대질과 육두문자를 서슴지 않고 내뱉는 정치인들을 총망라해 순위표를 만들어 공개하는 것이다. 아마도 상위권에 단골로 드나드는 정치인은 국민들의 호된 회초리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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